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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울진지역

[울진 응봉산]산에는 꽃이 피네 꽃이 피네/2018.3.31

화려하지 않으며 꽃 다운 꽃으로 오랫동안 우리들의 사랑을 받아온 진달래 ! 유달리 곱다.
꽃말은 " 절제, 청렴, 사랑의즐거움' 이다.
긴 세월동안 우리들의 삶의 여러 곳에 녹아있는 진달래이다. 

어릴적 꽃잎을 따먹고 암술과 수술을 갖고 꽃싸움을 하던 기억이 새롭다.
짙은 분홍색을 띈 것이 암술이고 겉에 있는 것들이 수술이며
암술은 한 개로 만들어지며 수술은 여러개로 만들어 진다.
진달래는 꽃이 먼저 피고 잎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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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달래꽃   - 김경숙 시인-
 
한라에서
백두까지
 
봄마다
앓는 홍역
 
열꽃 피워
가슴 태우는
 
이루지 못한
애달픈 사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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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 김종안 시인-
 
그대여
저 능선과 산자락 굽이마다
설레임으로 태어난
그리움의 바다를 보아라                  
 
모진 삼동을 기어이 딛고
절정으로 다가오는
순정한 눈물을 보아라
 
그리하여 마침내
무수한 사랑의 흔적으로 지는
가엾은 설움을 보아라
 
그러나 그대는 알리라
또 전설처럼 봄이 오면
눈물과 설움은 삭고 삭아
무량한 그리움으로
다시 피어나는 것을

 

 

 

  
    # 산에는 꽃이 피네 꽃이 피네/ 울진 응봉산의 봄

  -일시: 2018년 3월 31일(토)
 - 코스: 응봉산 능선길
 - 산행자: 알비노 단독

 

   건강상의 이유로 오랫동안 산에 가지 못했다.
   투병생활로 인해 많은 것을 잃었다. 인간사(人間史) 잃는 것이 있으면 얻는 것이 있다고 하지만 이번에는 그렇지 않는 것 같다.
   얻는 것 보다는 잃은 것이 더 많았다.
  암선고에 이은 직장을 비롯한 대장을 약 30cm를 도려내는 대수술과 투병을 하며 나는 많은 것을 잃었다.

   인공항문을 배꼽에 달고 무리하면서 까지 스스로를 격려하며  혼자 응봉산을 올랐다.
   산 중턱에는 진달래 밭이다. 골골이 이른 봄을 뚫고 진달래의 분홍빛 꽃과 봄이면 어느 꽃 보다 얼굴을 먼저 내미는 생강나무의
   노란 꽃이 작년에 떨어진 고동색 낙엽의 색깔과 대비되어 유달리 눈에 잘 들어온다.

   내가 살아있는 느낌이 든다.
   기력이 예전 같지않다. 꾸역꾸역 올라 정상에 섰다.
   자주오는 응봉산이지만 오늘따라 날씨는 더 없이 좋고 마음은 푸르다.  

   내일은 예수님이 다시 부활하신 부활절이다. 
   며칠뒤면 전신마취와 함께 대장 장루복원 수술 (인공항문 철거)을 앞두고 나도 부활을  꿈꿔본다.


 

 

 

 

 

 

 

 

 

 

 

능선길 초입에서 핀 진달래
이미 꽃잎은 지고 있다.

올라갈수록 꽃들은 만개하고 중턱 위로는 거의 피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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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 홍수희 시인-
 
그땐 참,
내 마음이 저리
붉었습니다
 
당신이 지나치며
투욱,
떨어뜨린 불씨 하나가
 
내 영혼 가파른
벼랑 위로
잘도 활활 타들어
올랐습니다
 
타들어
오신 길 마저 닿을 듯   

 

아슬한 그리움
문득 철렁이는 아픔
되어도

다시는 그 후
지나치며
 
투욱,
불씨 하나 떨어뜨려 주지
않으셔도
 
그땐 참,
이별도 사랑이라 저리
붉었습니다
 
그땐 참,
눈물도 꽃잎이라 저리
붉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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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를 보며   - 이미순 시인-

 

나지막한 산자락

듬성듬성 하던 진달래가

사방으로 피어나고

 

속내를 감추지 못한

여린 꽃잎은

바람이 지날 때마다

하늘하늘 흔들리고 있다.

 

지난날 

애틋하게 남아 있는 추억들이

이제는 너무나 아득해서

기억에도 없을 것이라고

 

이름마저 서먹해서

꿈속에서도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그럴 것만 같았는데

산마루를 향해 번지는

분홍빛 꽃잎처럼

 안에 갇혀 있던

그리움도 함께 피어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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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 이국순 시인-

 

눈을 감아라

봄날 산에서는

숨을 고르라

 

아련히 떠오르는

그대들의 표표한 상징들

산꽃들이 날리며

물들어 버린 산에는 

 

,

미치도록 점점이 뿌려지고

흩뿌린 선홍색 꽃잎들이

아스라이 따스운 피 뿌리는데

 

산마다 

끝머리에서 혼백들이

온통 젖어 들어 물드니

눈을 감아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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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 박계희 승려시인-

 

순이 볼 언저리

매양 돌던

배고픈 짝사랑을

 

 산에서

 산까지 다 먹어도

겨우내 주린 배는

부르지 않으리

 

척박한 땅의 맨살에 

뿌리와 뿌리로 얽혀

육신을 부풀리는

 

살아 단 한번

양달진 가슴 쬐어 보지 못했던 이들의

새붉은 노여움을

 

 마을에서

 마을까지 다 헤매도록

한세월 앓아온 내 사랑은

먹어도 먹어도 배고프리

 

 

 

 

 

진달래  - 박노해 시인-
 
겨울을 뚫고 왔다
우리는 봄의 전위
 
꽃샘추위에 얼어 떨어져도
봄날 철쭉으로 돌아가지 않는다
 
이 외로운 겨울 산천에
봄불 내주고 시들기 위해 왔다
 
나 온몸으로 겨울 표적 되어
오직 쓰러지기 위해 붉게 왔다                              
 

내 등뒤에 꽃피어 오는
너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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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 조연현 시인-
 
진달래는 먹는 꽃
먹을수록 배고픈 꽃
 
한 잎 두 잎 따먹은 진달래에 취하여
쑥바구니 옆에 낀 채 곧잘 잠들던
순이의 소식도 이제는 먼데
 
예외처럼 서울 갔다 돌아온 사나이는
조을리는 오월의 언덕에 누워
안타까운 진달래만 씹는다
 
진달래는 먹는 꽃
먹을수록 배고픈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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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달래  - 최우연 시인-
 
연분홍 입술마다
웃음을 머금었다
새 봄의 기쁜 소식
온 산에 알려주니
벙그는
미소에 따라
이 산 저 산 붉어간다
 
설레는 가지마다
꽃다발 한 아름씩
나물 캐는 봄처녀
설레는 맘 안아주듯
온산을
붉게 태우는
그 모습이 고와라

 

 

 

 

 

 

 

 

 

진달래 꽃

        -김소월-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말없이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寧邊)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나 보기가 역겨워
가실 때에는
죽어도 아니 눈물 흘리오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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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   - 이해인 수녀-
 
해마다 부활하는
       
사랑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네 가느단 꽃술이 바람에 떠는 날
상처입은 나비의 눈매를 본 적이 있니
견딜 길 없는 그리움의 끝을 너는 보았니
 
봄마다 앓아 눕는
우리들의 지병(持病)은 사랑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
아무것도 잡히지 않는다
 
한 점 흰 구름 스쳐가는 나의 창가에
왜 사랑의 빛은 이토록 선연한가
 
모질게 먹은 마음도
해 아래 부서지는 꽃가루인데
 
물이 피 되어 흐르는가
오늘도 다시 피는
눈물의 진한 빛깔 진달래여

 

 

 

 

 

 

 

 

 

 

 

 

 

 

 

 

 

 

 

 

 

 

 

 

 

 

 

 

 

 

 

 

 

 

 

 

 

 

 

 

 

 

 

 

 

 

 

 

 

 

 

 

 

 

 

 

진달래   - 유한나 시인-
 
겨울 잘 지냈다
붉은 꽃
한아름 안아보아라
가슴 가득히
네 사랑이다
뜯어먹어 보아라
얼굴 파묻고
울어 보아라
꽃이다
사랑이다
피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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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달래    - 이길원 시인-
 
조숙했나 보다. 이 계집
계곡에는 아직도
겨울이 웅크리고 있는데
잎이나 피워 그 알몸 가리기도 전에
붉은 꽃잎 내밀어 화사하구나
싸늘한 가시바람 억세게 버틴
가냘픈 가지들의 이 꽃덤불
꽃덩어리 꽃등불
에덴의 이브도 잎새 하나야 있었는데
유혹할 사내도 없는 이 천부적 화냥기는
제 알몸 열기로 불태우는구나
아직도 파란 겨울 하늘이 남아 있는 걸
진달래야 진달래야 진달래야 진달래야

 

 

 

 

 

 

 

 

 

 

진달래꽃처럼   - 장세희 시인-
 

                                     
사람아, 이 사람아
숫처녀 부끄럼 같은 봄이 왔네
서늘했던 겨울의 잔영은 흐릿하고
천지 사방에 눈부신 꽃불이 붙었네
향기만 고와 봄꽃이려나
지들끼리 속삭여대지만 온 누리에
퍼뜨려져 있네, 그 온화한 숨결 
 
사람아, 이 무심한 사람아
두 팔 힘껏 벌려
저 푸르른 계절을 품어 안으세
나도
이제 그만
부끄런 생애를 말끔히 벗으려네
 
사람아, 눈물겹게 소중한 사람아
이 계절마저 다 이울기 전에
우리 서로
흐드러지게 어울려 보세
대책 없이 바람 든
저 철부지 진달래꽃처럼
한 번 오지게
사랑해 보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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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 오세영 시인-
   
입술은 타고
몸은 떨리고
땀에 혼곤히 젖은 이마,

기다림도 지치면
병이 되는가,
몸살 앓는 봄밤은 길기만 하다.
 
기진타가 문득 정신이 들면
먼 산 계곡의 눈 녹는 소리,
스무 살 처녀는 귀가 여린데
 
어지러워라
눈부신 이 아침의 봄멀미.
 
밤새 地熱에 들뜬 山은
지천으로
열꽃을 피우고 있다.
 
진달래.

 

 

 

 

 

 

 

 

 

 

 

 

4월의 진달래  - 백우선 시인-
 
봄을 피우는 진달래가
꽃만 피운 채
타고 또 타더니,
 
꽃이 모자라
봄이 멀까요?
 
제 몸 살라 불꽃
산불까지 내며

                                    
타고 또 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