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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울진지역

2016년 신년산행/울진군 북면 응봉산(998.5m)

덕구계곡에서 겨울을 본다. 영롱한 얼음이 수정같다. 근접해 찌든 내 영혼과 비교해 본다.

 

 



- 일시: 2016년 1월 2일(토)

- 장소: 울진군 북면 응봉산( 덕구계곡- 원탕- 정상-능선) /12.6km

- 산행자: 알비노 단독

 

2016년 연초 해맞이를 산에서 보내려고 했다. 최근 몇 개월 동안 산을 가까이 하지 못할 일들이 많았었고
연초부터 컨디션이 말이 아니었다. 산다는 것이 행복해야 하는데 어찌 인생살이가 불행하는 쪽으로 자꾸 기우는 것 같다.
2016년 첫날은 넓지도 않은 나의 집 실내에서 이것저것 청소도 하고 집 정리도 하고 시간을 보냈다.

2016년 둘째날.
몇 개월 동안 묵혀둔 배낭을 맸다. 내겐 배낭이 3개있다. 55 리터, 40리터, 25리터 짜리이다.
제일 작은 배낭은 작년 10월 유럽여행때 한 달 정도 매고 다녔는데 그 배낭이 얽힌 많은 이야기들이 눈 앞을 스친다.

원탕까지 날듯 걸었다.
몇 개월을 걷지 않았더니 발걸음이 무겁다.
꾸역꾸역 원탕에서 정상까지 올라가 본다. 가파름은 여전하다. 가다쉬고, 쉬며 걸으며 마음 속으로 2016년의 계획들을 머릿속으로 그려본다.
제대로 실천도 못하면서 매년 연초에는  신년계획을 많이 세운다.
비록 100% 실천 못하지만 없는 계획 보다는 더 낫지 않을까?

역시 올해도 건강이다. 최고의 목표를 건강유지. 그리고 경제적인 풍요는 계획에서 뺏다.

그냥 밥 굶지 않고 따뜻한 세 끼의 밥만 먹고 차 굴리고 생활의 빚 갚는 것으로 하고
올해도 역시 해외여행을 다녀오기로 다짐해 본다. 그리고 책도 좀 읽고 공부도 하고 그렇게 2016년을 보낼 계획을 해본다.
그리고 이웃과 친구들을 내몸 처럼 아끼고 사랑하기.

정상에 올랐다. 새찬 겨울바람은 아니지만 그래도 겨울산 바람이 만만치 않다.

구미에서 혼자 왔다는 어느 남성 한 분에게 사진촬영을 부탁해 본다.나도 찍히고 그도 찍어주고....

응봉산은 내 사는 곳과 가까워서 좋다. 그렇게 높지도 않고 그냥 편하게 다녀오기에 좋다.
기분 좋을 때나 울적할 때 그냥 편하게 오르고 한다. 동해도 보이고 태백쪽의 높은 산과 산 능선들.
그들이 좋다.
혼자서 걷는 이 풍요로움!

하산해서 덕구온천에서 온천욕을 하려고 했었는데 주차장에서 발길을 돌렸다.
신정연휴에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온천장에 올줄은 몰랐다.
편하게 보낸 하루였다.
다음주에는 장거리 산행을 다녀올까 한다.

 

아침 일찍 등산로에 많은 사람들이 왔나 보다.

 

 

 

원탕 계곡(덕구계곡)에 얼음을 보니 내 영혼이 얼마나 때가 많은지 알수 있을 것 같다.
가까이 가 보았다.

 

 

 

 

수정같이 투명하다.

 

 

 

작년 가을의 낙엽과 겨울철 얼음이 싫지 않다. 각기 다른 환경에서 태어난 것들이 서로 만나 조화롭기만 하다.

 

 

 

 

뒤에서 바라본 어느 연인/  왠지 평화롭고 보는 내가 기분이 좋다.

 

 

 

새롭게 만들어진 응급전화이다. 원탕까지 갯수를 세어봤더니 총 5개이다. 그런데 고개가 갸우뚱해진다.
긴급전화는 조난 당하기 쉬운 곳에 설치를 해야햐는데 왜 덕구계곡에만 이렇게 많은 긴급전화를 설치해 두었을까?

응봉산에서의 조난 당하기 쉬운 장소는 역시 정상부근과 덕풍계곡 내려가는 분기점 혹은 능선쪽인데 이곳은 긴급전화가 한 대도 없다.
태양열로 가동되며 아마 인공위성을 활용한 전화(선은 없었다.)인데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았다.
계곡은 울진군 소속, 능선과 정상쪽은 국유림 관리소라서 그런가?
약을 주되 적재적소에 약을 주는 것도 지혜가 아닌까 싶다. 원탕 계곡에 5대의 긴급전화는 많고 장소도 적절치 않다.
개인적인 생각은 계곡에 2대, 원탕에서 정상방면 중간에 한 대, 정상 1대, 덕풍계곡은 정상적인 등산루트가 아닌 관계로 그렇고...
능선에서 조금 내려와 2헬기장과 1헬기장 중간쯤에 한 대. 이렇다.

 

 

 

119 버튼과 민원버튼의 두 가지로 구성이 되어있다. 장난 전화는 역시 금물이다.

 

 

 

용소 폭포. 덕구계곡의 최고의 포토존이다.

 

 

 

가족들 끼리 많이 왔다.

 

 

 

 

최근에 만들어 놓은 데크다. 데크의 재질이 든든한듯.

 

 

 

 

산신각을 지나 원탕쪽으로 본다.

 

 

 

 

산을 다니며 안타깝게 생각이 드는 부문이다.

대체로 이렇게 밧줄을 매는데 개인적인 생각은 잘못 만들어졌다고 본다.
여러개를 같이 연결해서 묶으면 시간이 지나 한 개만 쓰러져도 모두가 망가지게 된다. 기둥 한 개만 덜렁덜렁하게 되면 밧줄이 헐렁해 지고 연쇄적으로 전부가 망가지는 속도가 빠르다.

거의 대부분의 등산로에서는 한 개 혹은 여러개 말목이 빠져 있으며 이것 또한 멀지않아 한 두개가 빠지고 자빠질 것 같은 예감.
일하기 힘은 들겠지만 한 구간 한 구간 별도로 밧줄을 매면 어떨까 싶다.
아니면 말목 아래를 아예 두꺼운 콘크리트를 해서 박아도 되는데 산을 다니다 보면 아무리 단단하게 박아 두어도
결국은 한 두개는 꼭 빠진다.

제작년인가 능선쪽에 공사해 둔 것은 며칠되지 않아 바위에 꽂아논 말목이 빠져 미관상 아주 보기싫은 풍경을 연출했었다.

 

 

 

 

 

능선쪽의 데크/ 쉼터의 장소로서 잘 만들어 놓았다. 적당한 곳에 자리잡고 있었다.

 

 

 

정상에서

 

 

 

동해 바다를 본다.

 

 

 

정상에 꽂혀 있는 이정표이다. 왜 같은 것을 3개씩 설치가 되어 있을까? 등산로 이정표 설치를 설치하는 업자가 지역 산악인과 몇 번의 답사와 이정표가 꼭 필요한 곳을 몇 번이고 둘러보고 설치를 해야한다.
그냥 책상에 앉아 볼펜으로 몇 군데 지정을 해서  업자 선정하고 그냥 대충 꽂으니 이런 현상이 일어난다.
이정표도 꼭 필요한 장소가 있다.

아래의 사진 3장은 작년 스위스 산행을 하면서 촬영한 스위스 산들의 이정표이다.
기둥은 친환경 소재는 아니지만 한 눈에 잘띄며 스위스 전역에 디자인이 동일하다.
우리나라도 많은 길과 등산로에 이정표가 있는데
한 곳의 지자체 조차도 글꼴, 디자인, 모양 등 모두 틀린다.
이정표의 디자인은 전국이 통일되어야 한다. 동일성으로 인한 광고 효과도 만만치 않다.
동그란 붉은 원안에 이정표는 최근에 설치를 해두었다. 이정표도 주변의 경관과 친환경 소재로 만들어야함에도 불구하고
'원탕방면'이라는 글자를 페인트칠해 철재질로 만들어 두었다. 그 밑으로는 '울진***'라는 기관의 표시와 함께.
이건 현지에 있는 작은 나무토막을 톱으로 썰어 크레용으로 글자를 그려놓은 것만도 못하다.(수고하신 분께 죄송합니데이~^^)

소광리에 있는 '대왕 소나무' 앞의 데크는 어떤가?
나도 울진사람이지만 이럴줄 알았으면 학창시절에 미술공부 좀 해둘걸 거랬다.


                      스위스에 사는 막내누나/이번 스위스 여행때 많은 도움을 주신 분

 

 

 

스위스의 이정표에는 거리표시가 없는 것이 특징이다. 시간만 표시되어 있다.
파랑색은 고난도 등산로이고 노란색은 일반 등산로 표시이다.

 

 

 

 

99라는 번호는 트래킹 길의 표시이다. 색깔별로 난이도 표시를 해두었다.

 

 

정상석을 바라본다.

 

 

 

울진소방서에서 얼마전에 설치해 둔 것 같다. 현재 위치 표시만 댕그랑~

원탕쪽에 있는 비상전화를 이곳에 한 대 설치하면 어떨까? 정상 부근도 그렇고....

 

 

 

 

온천욕좀 하려했는데 위 주차장까지 차들이 들어차 있다. 포기하고 그냥 내려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