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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것들/살아가는 이야기들

추억따라 길을 나서면

 


 # 촬영일시: 2014년 10월 18일, 일요일 /제42회 울진군민체육대회

 # 장소: 울진군 종합운동장 메인 경기장 

 

 # 추억따라 길을 나서면

 생활에 쫒기다 보면 잊고 사는 것들이 참으로 많다.
 공과금 납부일자를 잊고 나중에 아차해서 연체료와 함께 납부해야 하는 일들은 역겨운 일 이지만
 학창시절에 차디찬 교실에서 도시락을 나눠먹던 친구의 이름도 그렇고
 헤어질 것 같지 않던 젊은 시절의 애인 이름도 그렇고

 나를 낳아준 부모님의 제삿날 날짜도 세월이 지나면 겨울인지 가을인지 가물 가물할 때는 안타까운 일이다.  

 

 울진군민체육대회에 나가봤다.
 울진에 살면서 응원을 위해서라도 일찍 나가야 하는데 이런저런 핑계로 점심시간이 다 되어서야 운동장에 나갔다.
 
  10개 읍면민들이 나와 같이 응원하고 경기하는 모습은 세계 올림픽의 여타 경기 모습을 보는 것 보다 더 정감어린 모습들
  이다.
  마침 읍면별로 선수들이 달리기를 한다.
  칼 루이스, 우사인 볼트 같은 세계유명 스포츠인 보다 더 진지한 모습으로 선수들이 트랙을 달린다.

 그 선수들 중에 유달리 눈에 띄는 선수들은 아줌마 선수들이다.
 학창시절에 선수생활을 한듯한 아줌마 선수!

 결혼해서 남편과 자식들의 뒷바라지에 학창시절에 그래도 이름을 날렸을 것 같은  선수생활과 명성들은 모두 추억 속으로
 흝어졌겠다.
  몸매는 어느듯 전형적인 아줌마의 모습으로 변해가고 달려보니 옛날처럼 속도가 붙지 않는다.
  하지만 뒤뚱거리며 달리는 진지한 그들의 모습에서 나의 진정한 이웃처럼 읽혀진다.

  우승을 하지 않아도 좋다. 국가대표 처럼 속도가 나지 않아도 좋다.
  집안의 많은 잡스런 일을 뒤로 하고 그냥 옛날 학창시절의 선수생활을 했던 추억만 갖고 많지 않는 관중들의 작은 박수를 받으며
  달리는 모습만으로 그들은 최선을 다했다.

 

  살아가면서 가끔은 어릴 적, 아니면 학창시절의 추억을 기억해가며 그 추억을 따라
  몇 며칠 살아보는 것도 내 영혼에 영양가를 공급하는 삶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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