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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것들/살아가는 이야기들

죽음에 대해

 


 # 촬영일시: 2014년 9월 14일. 일요일
 # 장소: 울진군 기성면 우리추모공원 

 

 # 죽음에 대해


 울진군 기성면 우리추모공원.
 

 이곳을 운영하는 스님과 인연이 된지 몇 년이 된다.
 나의 종교는 가톨릭 이지만 스님과 만날 때 나도 그렇고 스님도 그렇고 종교 이야기는 가급적 하지 않는다.

 내가 스님을 좋아하는 이유는 타인의 종교를 극도로 존중한다는 것이다.
또 한가지는 장거리 갔다가 시간이 늦으면 가끔 이곳에 들려 부담없이 밥도 얻어먹고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도 하고
스님의 과거 이야기도 듣고 형님, 동생처럼 그렇게 편하게 지낸다는 것이다.

이 추모공원에는 고인이 되신 많은 분들이 잠들어 있다. 납골탑과 납골당 안에 그렇게 잠들어 있다.
말 그대로 한 줌의 재가 되어 어떤 분은 납골당의 서랍 안에 영원의 잠에 들어 있고
어떤 분은 돌로 된 납골탑 안에 잠들어 있다.
나는 여기에 들릴 때 마다 마음 속으로 고인이 되신 분들에게 마음 속으로 기도를 한다.

누구나 가야하는 길.
그 길을 나도 언젠가 가야 하기에 미리미리 나 보다 먼저 가신 분들에게 인사 정도는 나눠야 나중에 나의 길이 편하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그렇고 현세의 생활을 나 혼자 즐거움을 누려 미안한 감정도 들고
또는 고인이 되신 분들의 가족들의 슬픔을 대신하고도 싶어 기도를 한다.

 

추모공원에 행사가 있어 잠시 시간을 보냈다.
눈 앞에 펼쳐지는 납골탑을 보며 인간의 죽음에 대해 잠시 생각해 본다.

나는 40대 초 까지 인간의 죽음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해보지 않았다.
영원한 삶을 누릴 것 같은 부모님이 작고하시고 그리고 친한 친구가 간암으로 세상을 뜨고 그리고 세월이 흐를수록 주변의 지인들이 이승을 달리하는 횟수가 잦아들어 나도 인간의 죽음에 대해 가끔은 깊게 생각하는 버릇이 들었다.

멀쩡한 사람이 말기암을 진단받아 오늘 내일 죽음에 대해 걱정하고
어제 보았던 사람이 교통사고로 세상을 달리하는 것을 보면 내 죽음도 그렇게 내 곁을 떠나 멀리있지 않음을 나는 안다.
세상을 열심히 살다가도 내 죽음을 생각하면 슬퍼지는 것은 내 혼자만의 생각일까?

 

하지만  인간은 죽음을 통해 겸손해질 필요가 있는 것 같다.

나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생각에 노인들에 대한 공경심이 깊어지고
나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생각에 자라나는 어린이들을 더 보살피고
나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생각에 풀 한포기 쓰레기 한 점 더 줍고 사랑하고
나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생각에 이웃을 더 사랑하고 싶은 마음이 생기고
나도 언젠가는 죽는다는 생각에 내 것을 타인과 나눠서 갖고.....

언제인가 어디선가 임종체험 같은 프로그램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다음에 나도 그걸 체험해 봐야겠다.
어떤 사람은 임종체험시 관 속에 들어갔다 나와서 펑펑 울기도 했다는 이야기도 있다.
우는 이유는 그런 것들 이겠고.

죽음을 기준으로 모든 것을 생각해 보면 마음은 편해진다.
사업이나 아니면 사랑이나 이혼이나 또는 인간사 펼쳐지는 수 많은 분쟁들.
그것들을 내 죽음을 기준으로 다시 생각하면 그들에 대한 사랑하는 마음이 더 짙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납골탑에 한 줌의 재가 되어 뭍힌 분들.
영원한 안식과 편안함을 다시 빌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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