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촬영일시: 2015년 10월 12일
# 촬영장소: 독일 Hannover 의 고속도로 위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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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과 불행
가끔은 하루의 일과를 마치고 잠자리에 누워 잠을 청하기 전, 또는 오랜 기다림과 정성으로 노력한 일들이 수포로 돌아갈 때, 사랑하는 내 부모나 자식이 이승을 달리했을 때나 죽자 살자 하던 사랑하는 연인이 이별을 통보해 올 때 나도 그렇지만 사람들은 왜 사는지 한 번쯤은 인생에 대해 생각하게 된다.
인생의 궁극적인 목적은 행복의 추구이다. 물론 사람마다 행복관이 다를 수는 있겠지만, 고통 없이 혹은 불편함 없이 적게 가지고 많이 가지고의 물질적인 면 보다는 마음 편하게 행복하게 사는 것이 인생의 목적이다. 어쩌면 내 인생을 뒤돌아보면 행복 보다는 불행한 일들이 더 많았던 것 같다. 이 말은 마음 편한 시간보다는 고통이 많았던 시간이 더 많았다는 이야기이다
사실 요즘도 하루하루의 삶이 평화롭기보다는 늘 시간에 쫓기고 마음 편치 않는 시간이 더 많은 것을 보니 하루 24시간 중에 인생이 행복하다고 생각하는 것 보다는 불행하다고 생각하는 시간이 더 많은 것 같다.
작년 가을, 독일에 갔을 때 버스 안에서 차창 밖으로 달리는 멋진 차를 봤다. 풍경도 아름다울 뿐 더러 값비싼 차로 드라이빙하는 독일 사람들이 부러웠다. 내가 타고 가는 버스도 벤츠에서 만든 최고급 버스로 승차감이나 여러 가지로 불편함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들이 부러웠다.
스위스에서도 그랬다. 좋은 집에 동화 속의 그림 같은 집에서 사는 그들이 부러웠고 단 6개월 만이라도 나도 그런 집과 풍경 속에서 살고 싶은 생각도 해 봤다.
내가 느끼는 불행은 타인과 비교에서부터 출발한다. 내가 살아가는 삶은 저축은 거의 하지 못하지만 내가 좋아해서 하는 일이 있고 좋지는 않지만 비와 눈을 피할 수 있는 집이 있고 주위에 친한 친구들도 많고 등산을 하고 싶으면 배낭만 달랑 매고 시도 때도 없이 나설 수 있는 행복한 삶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가끔은 멋진 집을 가진 분들의 가정 방문 후나 경제적으로 풍요로운 분에게 멋진 식사대접을 받았을 때나 또는 텔레비전에서 많은 대중들의 인기를 한 몸에 받는 유명 정치인이나 연예인의 영상물을 텔레비전이나 언론을 통해 봤을 때 난 가끔 왜소해진다.
또는 깊은 산골에서 상상하기 힘든 환경에서도 웃음을 잃지 않고 연기에 검게 그을린 아궁이에 장작을 지피는 노인의 소박한 모습에서도, 혹은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아들이 아버지의 등을 밀어주는 목욕탕에서 나는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한 궁핍의 요건들에 의해 나의 불행의 씨앗들을 발견하곤 한다.
내가 타고 가는 버스 안도 평화롭고 행복하고 속도는 느리고 주관적으로는 별 불편함이 없지만 차창 밖으로 보이는 색다른 모습을 부러워하는 내 모습을 보며 다시 마음을 다져본다. 결코 인간의 행복은 타인이 삶의 형태와 비교해서는 행복할 수는 없다는 것.
어떤 분의 치매에 걸린 부모님의 십 년 이상 돌보며 흘린 눈물의 열매는 그렇지 못한 사람들보다는 속이 찬 열매가 될 것이며 불치의 병에 걸려 나 혼자만이 느끼는 영육의 고통의 열매와 자기 나름대로의 인생철학은 그렇지 못한 사람과는 또 다를 것이며 차가 없어 매일 자전거만 타고 다니는 사람의 느림보 풍경 즐기기는 좋은 차와 좋은 집을 가진 사람들이 느끼지 못하는 또 다른 행복이 있을 것이다.
역시 행복은 모든 것이 부족하고 어렵고 힘들어도 내가 주어진 환경에서 내게 주어진 현재라는 시간에 충실하며 그 순간순간의 시간에 나의 행복을 맡기는 것이 진정 행복이라 하겠다.
나의 행복은 주관적인 사고에서 오며 타인의 행복을 따라가면 내 행복은 길에서 벗어나게 된다. 나도 이 글을 쓰며 내가 행복하지 못한 것들에 대해 위안을 삼고 싶은 생각도 있지만 이제는 그럴 나이도 지났을 뿐더러 내가 가지지 못한 것들에 대해 부러워하거나 탐하는 것이 그렇게 좋지 않다는 것을 안다.
왜냐하면 그것들은 내 행복을 빼앗아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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