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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소한 것들/살아가는 이야기들

무슨 할 이야기가 그렇게 많을까? 9월의 나팔꽃




 


  # 촬영일시: 2016년 9월 25일(일)
  # 촬영장소: 울진군 근남면 굴구지 마을


******* 무슨 할 이야기가 그렇게 많을까? 9월의 나팔꽃 ****** 


나팔의 어원은 어원은 산스크리트의 'rappa'에서 온 것으로 입을 크게 벌린다는 뜻이 있으며,
중국에서 나팔(喇叭)이라고 번역되었다고 한다.

그런 나팔이 금관악기의 이름으로 사용되기도 하고 꽃 이름에 붙여지기도 한다.
특히 나팔꽃의 경우는 생긴 것이 나팔과 거의 흡사해서 나팔꽃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듯하다.
나팔꽃의 영어 표기는 'Morning Glory'이다. 영어단어 그대로 해석을 하면 '아침의 영광'이라는 뜻이다.
 
아마 아침나절에 꽃을 피웠다 오후 해가지면 나팔 모양의 잎을 닫아 버리는 의미가 담긴듯하다.
'나팔'에 대한 내가 갖는 의미는 꽃보다는 금관악기인 트럼펫, 색소폰 등과 군대 생활할 때 많이 들어온 기상과 취침 시
들었던 나팔의 의미가 더 가깝게 느껴진다.

그래서일까? 평소에 나는 가을의 초입에 들판과 촌길에 소박하게 핀 나팔꽃에 살아오면서 너무 무관심했다.

사실, 나팔꽃의 덩굴은 산을 다니며 자주 만나는 칡덩굴과는 다르다.
거친 덩굴로 이곳저곳에 뻗어있는 칡덩굴보다는 연약하지만 촌집의 남자 허리춤 높이보다 낮은 돌담 위
혹은 주인 없는 농막의 죽은 고목 위로 뻗어있는 나팔꽃이 더 사랑스럽고 더 예쁘다.
어쩌면 나이가 들수록 거침보다는 연약함이 더 목소리가 큰 것 같이 느껴져서 그런지도 모르겠다.

 
사진 몇 장을 찍으며 줄기를 드려다 보니 한 줄기에 많은 나팔꽃이 피어있었다. 그 많은 나팔꽃이 가을 하늘을 향해
나팔 모양을 하며 쫑긋 꽃잎을 세운 것을 보니 이 세상을 향해 할 말도 많은 것 같다.

 
사람처럼 말을 하지 못하는 이 나팔꽃의 꽃말은 ‘덧없는 사랑’이다. 
가을의 초입에 들판에 서서 이 세상의 수 없는 사랑에 대한 덧없음을 노래하기 위함인지 아니면 세상살이가 덧없고
부질없는 일이니 살아생전에 서로 사랑하라는 이야기인지 모르지만
언젠가 사랑했던 여인에게
손으로 써서 보낸 사랑의 편지만큼 고운 색깔로 애절하게 하늘을 향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