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소소한 것들/살아가는 이야기들

나도 모르게 불청객이 찾아오다.4


퇴원을 며칠 앞두고 병원 밖으로 산책나가서.....
왼쪽이 강릉아산병원 본관, 오른쪽이 신관이다.

 

 

 

 

  아래의 글은 제가 2018년 1월 18일, 울진군 의료원에서 대장 내시경 용종 제거 후 조직검사 결과, 대장암으로
판명되어 2018년 1월 26일(금), 강릉 아산병원 외과에서 대장 30 cm 정도 절단하는 복강경 대수술 등 치료 및
회복하는 과정을 가감 없이 올려드리니 이 글을 읽으시는 분들은 이 글을 통해 각자의 건강관리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음 합니다.


# 나도 모르게 불청객이 찾아오다. 4

 


 수술 뒤 며칠이 지났다.
 식사는 3~4일 동안은 금식이었지만 이후 미음부터 시작되었다.

 병원의 식사시간은 정확하게 시간을 맞추어 하루 세끼 정확하게 병실로 전달이 되었으며 한 끼에 공깃밥 두 그릇씩 먹던
 대식가인 나였지만 링거에 뭐가 감겨있는지 모르겠지만 링거를 맞는 동안 배가 고프지는 않았다.


 식사는 며칠 미음을 먹고 난 뒤, 그다음은 죽으로 이어졌다.

 평소에 체력이 괜찮았는지 수술 뒤의 회복은 담당 간호사도 놀랄 정도로 빨랐다.
 링켈대를 잡고 병원 복도를 수 도 없이 왕복으로 걸어 다녔다.
  간병하러 서울에서 일부러 와 계시던 큰누님은 다시 서울로 올라가시고 모든 것은 혼자서 결정하고 혼자서 움직이고
 혼자서 식사하고 혼자서 장루를 비우고 해야 했다.

 가끔은 새벽녘 잠이 없을 때, 혼자서 병원 복도의 의자에 혼자 멍하니 앉아 있을 때도 있었다.

 병원에 있으니 왜 그렇게 잠이 오지 않는지 역시 수면은 내 집 만한 곳이 없나 보다.

 수술하고 난 뒤 가끔 갖는 나 만의 시간에 지나온 삶을 뒤돌아 본다.
  특히 그동안 내가 나를 혹사한 일이 없는지 살펴본다.
  회식자리에 어울려 가끔은 만취하고 난 뒤, 1%의 술이 부족하다 해서 인사불성 될 때까지 술을 마신 적은 없는지,
  스트레스가 하늘까지 쌓이도록 일에 몰두한 적은 없는지, 그 외 내 건강을 해치는 또 다른 일들은 없는지.
  한 순간에 수 십 년의 지나간 잘못된 일을 끄집어내는 일도 힘들다.

  내 몸을 대신해주는 것은 세상에 아무 것도 없다!

 대장을 30cm 절단하는 통증을 겪으면서 느낀 것은 내 건강은 절대 타인이 대신해 줄 수 없다는 것이다.
 부인, 자식, 부모, 친구, 이웃 세상의 어느 누구도 내 건강을 절대 대신해 줄 수 없으며 특히 수술 시 겪는 통증은 더 그렇다.
 아파서 고함을 지르는 것도 내가 지르는 것이고 참을 수 없는 고통도 내가 감내해야 되는 고통이다.

 수술 후 일주일이 지났다.
 통증도 어느 정도 사라지고 배꼽 옆에 달아놓은 장루를 통해 배출되는 장루를 하루에도 몇 번씩  비우는
일이 제일 번거롭다.
 처음 접해보는 경험이라 상당히 번거롭다.

  매번 화장실에 가서 장루에 달린 비닐봉지를 비워야 하고 씻어야 하고 터지면 새로 갈아야 하고 신경 쓰이는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암 진단 후 달라진 내 환경은 어떤가?
 삶의 질은 하늘에서 땅으로 떨어진 것과 같다.
 일주일에 한 번씩 힐링을 위해 찾던 산과 들로 향하던 발걸음은 꿈에도 생각하지
못하고 일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모든 신경은  오직 병에 관련되는 것에 집중되어 있으니 그동안 여가를 위해 사용되었던 모든
시간들은 송두리째 사라지고
 만 것이다.

 수술 뒤 일주일 정도 이나고 정밀검사 결과가 나왔다.
 그동안 MRI, CT 촬영 등 혹 다른 곳에 전이가 되었는지를 알기 위해  진행했던
검사 결과를 갖고 의사가 병실에 왔다.

  수술 전 의사가 내게 말했다. 대장암 1기라고...
  하지만 안심하기에는 이르다고 했다. 그래서 수술 이후 정밀검사 결과를 보자고 했다.
  다른 곳에 전이가 안되었으면 장루(Stoma) 달고 2개월 뒤 복원수술을 거쳐 추적검사를 6개월마다 해야 하고
  혹 다른 곳에 전이가 되었으면 6개월간 1차로 항암치료를 해야 된다고 했다.

   정밀검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 나도 사실은 조마조마했다.
   대장 절단만으로 끝나면 좋은데 혹 다른 곳으로 전이가 있어
  항암치료에 들어가면 나의 모든 일상생활이 뒤틀리게 된다.
   의사도 그렇고 나도 그렇고.....
   특히 내 생활은 180도 바뀐다고 생각하니 두렵기도 했다. 먹고사는 일도 그렇고,
    병원비도 그렇고 신경 쓰이는 일이 한 두 군데가
 아니었는데 다행히 정밀 검사 결과는 좋았다.

   속으로 환호성을 질렀다.
   사실, 나는 이번에 운이 좋았다. 암이 많이 진행되기 전에 발견된 운 좋은 남자!
   또 감사할 일이 생겼다.

   퇴원 일이 가까워져 링켈을 꼽고 있던 주삿바늘을 모두 뽑았다. 혼자서 병원 밖으로 산책을 나가봤다.
   뱃가죽은 조금 당겼지만 그런대로 걸을 수는 있었다.

 

  
   퇴원 일이 가까워졌다. 이제는 병원비 걱정이다.
   원무과에 내려가 중간 결산을 해봤다. 직원의 이야기는 암 환자에 대해 요즘은 국가에서 많은 지원을 해준다고 한다.
   치료비의 거의 90% 이상은 국가에서 지원을 해준다고 한다.

   평소에 보험에 대해 별 관심이 없었던 것을 후회하지만 이제 와서 어떻게 해볼 도리는 없다.
   다행히 수년 전 실비보험을 들어 놓은 것이 있어 그래도 위안은 된다.
   총 진료비 ( 입원비+ 검사비 + 수술비 등) 는 거의 1,200만원 이상이 나왔다.

   이 중에 급여와 비급여로 구분해서 건강보험 공단 부담금이 900만원 정도, 본인 부담금인 180만원 정도 산출이 되었다.
   여기서 공단 부담금이 높은 이유는 암수술 환자에 대한 중증환자에 대한 국가 지원금이 높다는 이야기이다.

 

--------------------------------------------------

  

  # 대장암의 수술비는 어떻게 되나? 와 Tip

  1. 건강할 때 실비보험과 보장성 보험( 암과 중요질환 관련)에 꼭 들어둘 것
  2. 암 수술비와 입원비에 대한 국가에서의 지원폭이 상당히 높다. 수술비, 입원비의 90% 이상
  3. 암 등 중증질환자의 등록:
진료비 본인부담이 높은 암 등 중증질환자와 희귀난치성질환자에 대하여
  
본인부담률을 경감해주는 제도이이며 등록한 암환자가 등록일로부터 5년동안 외래 또는 입원진료 시
   요양급여비용총액의 5%만 부담하는 제도이다.
   등록의 방법은 의사의 진단이 떨어지고 해당 간호사에게 물어보면
   자세히 알려주며 원무과에 들려 등록을 하면 된다. 그리고 나서 퇴원시 적용을 받으면 된다.

   사실, 이렇게 등록하고 난 다음 급여비용 총액의 5%만 부담하기 때문에 특별 검사 (MRI, C/T 등) 급여항목에
   포함되지 않는 항목은 자비로 부담하는 수 밖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