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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릉 아산병원 7층에서 본 대관령과 선자령 방면
병원에 입원해 있는 동안 선자령 부근을 보며 많은 위안을 얻었다.
수 년전 겨울 눈길 산행시 폭설 속에 너무나 많은 아름다운 광경과 추억을 간직한 선자령이어서 더 그렇다.
아래의 글은 제가 2018년 1월 18일, 울진군의료원에서 대장 내시경 용종 제거후 조직검사 결과, 대장암으로
수술을 하고 안하고는 본인의 판단에 따라서 의사는 결정을 하니 잘 생각해서 결정하라고 한다. 이렇게 중요한 결정을 의사는 내 판단에 무조건 맡긴다고 한다. 의학상식도 전무한 내가 이 어려운 결정을 단시간에 해야하는 순간! 당장 내 곁엔 조언을 해줄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사실이 좀 쓸쓸한 느낌이 든다. 의사는 말을 덧붙인다. 나중에 혹 전이가 되면 감당하기 힘들 수도 있으니 그때는 어떻게 할거냐고 나에게 다시 물어본다. 혹시나 해서 난, 창자를 30 cm 잘라내는 이런 외과 수술은 처음이고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수술하지 않고 자연치유법으로 완쾌의 가능성이 없을까 하고 나로서 의사에게 다시 물어본다. "수술을 하지 않고 자력으로 나을 수 있는 방법은 없나요? 자신이 있을 것 같은데요." 의사는 나를 물끄러미 쳐다본다. 의사와 나 사이에 침묵이 흐르고 한참이 지난 뒤, 순간 난 결정했다. " 수술하겠습니다." 그리고 의사 앞에서 수술 예약을 했고 병원 문을 나섰다. 특이한 것은 2차 병원에서 정밀검사를 다시 하지 않는 것이다. 1차 병원(울진군의료원)에서 조직검사한 결과를 바탕으로 외과 수술에 들어가는 것이 불안해서 의사에게 물어보니 다들 그렇게 한다고 한다. 암 부문은 1차 진료기관에서의 임상병리학 의사가 판정한 결과가 거의 맞다고 한다. 혹시나 1차 조직검사 결과가 오진일 가능성이 있지 않냐고 의사에게 물어보니 그렇지 않다고 한다. 그래서 1차 기관에서 판정된 조직검사 결과를 갖고 수술을 한다고 한다. 며칠뒤로 잡힌 수술날짜가 그렇게도 빨리 다가왔다. 여행용 캐리어 가방에 이것저것 챙겼다. 세면도구와 내의 그리고 슬리퍼와 병원에서 필요할 물건들을 챙겨 차를 몰았다. 보호자가 필요할 것 같아 서울에 계시는 큰누님 보고 강릉까지 내려오시라 전하고. 독신인 까닭도 그렇고 형제들은 모두 외국에 있는 까닭에 국내에 혈육이라 혼자 계신 연세 많으신 큰누님이 고생을 많이 하셨다. 수술 이틀 전에 입원해 몇 가지 정밀 검사를 했다. 대장검사, 폐검사, 혈액검사 등 무슨 검사를 그렇게 많이 하는지 병원에서 대장 수술을 하고 대장이 아물 때까지 인공항문을 배꼽부근에 구멍을 내서 달아놓는다는 이야기이다. " 어떤 사람은 아프다고 하고 어떤 사람은 조금 아프다고 하고, 사람 마다 차이가 있는데 그렇게 만만하지는 않습니다." 내일 수술을 한다고 생각하니 잡다한 생각에 잠이 오지않는다. 그래도 내일을 위해 억지로 잠을 청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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