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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킹/해파랑길

[해파랑길 34코스] 묵호역 4거리- 망상해수욕장-옥계읍/19Km/2017.1.28


묵호항을 조금 지나 바다위의 작은 등대가 눈에 들어온다. 바위에 앉은 비둘기와 등대가 조화롭다.






  # [해파랑길 34코스] 묵호역 4거리- 묵호항- 망상해수욕장-옥계읍/19Km/


     1. 해파랑길은 부산 오륙도해맞이공원에서 강원도 고성 통일전망대까지 총 10개 구간 50개 코스이며 거리로는

      약 770Km 이다. 그 중에 해파랑길 34구간은 묵호역 입구에서 옥계시장까지 약 18.9Km의 구간이며

      묵호항과 묵호등대 주변, 그리고 망상해수욕장과 옷재를 오르기 전, 군데군데 해발이 낮은 산골마을의 풍경과

      생활상을 드려다보는 재미가 좋다.   

     2.교통편: 해파랑길 34구간의 북진은 묵호역 주변에 주차후--> 옥계읍에 도착후--> 시내버스를 타고

                   원점회귀 하면 된다. 옥계읍에서 묵호역 주변까지 오는데 약 20-30분 정도의 시간이 소요.







해파랑길 34구간의 전체 로드맵




그냥 평범한 길이다. 고저도를 보면 옷재가 가장 높은데 걸어보니 별 어려움이 없다.



오룩스 맵 어플로 기록해본 부문별 통계

점심시간과 휴식시간이 포함되어 있다.





  ● 탐방일시: 2017년 1월 28일(토)/ 11:00 ~ 17:29
  ● 구간: [해파랑길 34구간] 묵호항- 망상해수욕장-옥계읍/약 19Km

 


  매년 설날 연휴에 설악산을 갔다. 올해도 대피소 예약을 하고 그날을 기다렸다. 연휴 첫째날인 금요일 오전에

  한계령으로 해서 중청 그리고 봉정암을 거쳐 백담사로 내려오는 코스.

  나는 이 코스가 왜 그런지 늘 맘에 든다. 한계령 삼거리에서 끝청으로 올라오는 그 구간에서 바라본 귀때기봉청.
  그리고 중청으로 올라가는 완만한 능선길.
  봉정암에서 백담사로 내려오는 한 겨울에 부는 삭막한 겨울바람과 계곡을 끝없이 걸으며 나와의 대화를 나눌 수 있는

  그 적적한 분위기.   

  바로 전날.
  설악산에 폭설소식과 함께 탐방로가 폐쇄되었다는 문자메세지 한 통.
  "할수 없지~!"
   오늘도 역시 '꿩대신 닭이다.'

  방향을 틀어 넉넉한 마음으로 금요일 날 하루 지나고 한 번도 걸어보지 못했던 '해파랑 길' 그 중에 34구간을 걸어보기로 했다.

  많은 산길은 걸어봤지만

  해파랑 길과 국내에 많이 개발된 탐방로는 내가 사는 울진을 제외하고 걸어본적이 별로 없다.
  해파랑 길과 탐방로는 산길과 마을 길, 바닷가를 배경으로 걷는 길이라 산길과 또 다른 멋과 맛이 있을 것으로 짐작은 하고 있었지만

  기회가 없었고 특히 해파랑 길은 울진군에도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걸어보지 못했었다.


  설날 아침을 먹고 동해로 출발했다.

  삼척에서 부터 동해까지 외곽 고속도로가 만들어져 있어 이제는 강릉과 양양 그리고 속초 방면으로 가는 시간이 많이
  단축되어 편리하다.

  인류의 역사는 편리함 추구의 역사가 아닐까?
  인간생활의 편리함 위주로 모든 분야가 진화되어 왔다. 집안의 가재도구로 부터 컴퓨터, 자동차에 이르기까지.
  도로도 그렇다. 


  묵호역 4거리에 도착해 주차하고  묵호항 방면으로 출발했다.
  길거리는 명절이라 한적했다.

  2년전 쯤 설악산 갔다 내려오는 길에 묵호항에 한 번 들렸었다. 항구 주변은 그때와 별반 달라진 것이 없었으며
  역시 명절이라 항구는 한산했다.
  
  바다 옆 길에 진입하기 전 묵호등대로 올라간다.  날씨는 겨울답지 않게 포근하고 많은 관광객들이 등대를 찾았다.
  등대 오름길 주변은 옛집을 그대로 두고 골목골목 많은 스토리로 엮어 두었다.
  옹기종기 모여있는 집과 골목길과 먼 동해바다가 조화롭다.
  여러가지 사진촬영 소재도 많고. 

  등대에 올랐다 하늘을 나는 새가 먹이를 채듯 금방 다시 바닷가 방향으로 급하강후 계속 바닷가옆 도로를 걷게 된다.
  망상해수욕장까지. 그렇게 걷는다.
  어달항에서 거진항으로 길 한 방향으로는 횟집 다닥닥 붙어있다. 

  바닷가 옆을 걸으며 바위들을 보니 울진바다의 바다돌과는 달리 화산석 처럼 뾰쪽뾰쪽 한 것이 특징이다.
  풍화가 덜 된 느낌이다. 어쩌면 남성적인 돌이고 울진쪽은 여성적인 조약돌 형태인데 이유를 모르겠다.


  망상해수욕장!
  겨울바다를 보러 많은 사람들이 분빈다. 여름바다와 달리 겨울바다는 또 다른 멋이 있다.
   동해엑스포 전시관 앞 광장에서 잠시 배낭을 눕히고 점심을 먹었다.

   메뉴는 오뎅이 들어간 라면.
  고무봉지에 밥을 담아왔다. 비록 찬밥이지만 오뎅, 라면, 밥. 삼박자가 잘 맞다. 역시 겨울산행의 라면맛은 일품이다.
  고들고들 덜 익어도 젓가락으로 척척 걸쳐 먹는 재미가 불고기 보담 낫다.

  동해 엑스포 전시관을 조금 지나 그 다음은 마을길로 접어든다.

  동해에도 이런 농촌이 있었든가?

  울진의 농촌과 비교하며 발걸음을 계속 옮겼다. 
  기곡이라는 마을을 지나  약천사(藥泉祠)에 도착했다.
  약천 남구만 선생을 기리는 사당이다. 사당 앞에 서니 눈에 익는 시조 한 수가 적혀있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약천샘터'에서 발걸음을 멈추고 약수를 마시려니 바가지가 없다.
  산길과 달리 사람들이 별로 다니지 않아서 인듯하다.

  약천사를 지나 산길과 마을길을 번갈아 걷는데 해발이 높지않은 산골마을이다.
  소도 키우고, 농사를 지으며 사는 마을.

   마을을 지나 옷재를 오른다. 해파랑길 34구간 중에 가장 높은 지대이다. 
  옷재를 넘어 조금 내려가니 옥계읍이 눈에 들어온다. 시내 전체를 보니 내가 사는 울진 보다 좀 작은 듯 하다.

  '한라시멘트'로 들어가는 길다란 시멘트 운반용 컨베이어 밸트를 지나 옥계읍으로 들어와
  오늘의 탐방을 끝낸다.

  처음 걸어본 '해파랑길' 의 느낌이 머릿속에 그려지고 시내 버스를 타고 출발점으로 돌아와 세워둔 차를 몰고
  집으로 향했다.
  집 가까이에 있는 덕구 유황천에 들러 오늘의 피로를 온천수에 담는다.
  불행히도 급히 오느랴 카메라 밧데리를 충전하지 않아 사진을 많이 찍지못해 아쉬웠고

  산길과 달리 농촌마을 통과하고 바다를 배경으로 하며 때론 산으로 들어가기도 한 '해파랑길'의 느낌이 괜찮다.

  우선 내가 사는 울진군내의 해파랑길을 한 번 걸어보고 싶은 욕심이 생긴다.











좌)묵호역에서 조금 내려와 여기서 부터 시작했다. 길거리가 한적하다.

우) 군데군데 시그널이 있는데 시그널을 보면 걸으면 된다. 걷기전에 검색을 통해 대충 윤곽을 머리속에 그리고 걸으면 더 좋겠다.

나는 다행히 GPX 를 확보해 휴대폰에 넣고 걸었다.








묵호항을 풍경/ 눈덮힌 먼산과 겨울풍경을 연출하고 있다.







항구라서 그런지..

일본색의 옛집들이 많이 눈에 띈다. 울진군의 죽변항에도 이런 형태의 집들이 몇 채 있다.








묵호등대를 오르기전 바닷가 풍경.








설날 아침에 차례를 지내고 집 밖에 음식물을 가져다 놓았다. 고시네 개념일까? 바닷가 쪽 길가에 음식이 있다.







시원한 겨울바다가 펼쳐지고 있다.







등대를 오르기전 '차은상'이 살던 집의 푯말이 보인다.텔레비젼과 워낙 거리가 멀어서....








나무로 만들어진 작은 등대다.

아기자기하게 꾸며 두었다. 소위 ' 등대 오름 길'







'아버지의 뜰' 이라는 시 인데  작가가 없다. 등대 주변에 시(詩)들이 참 많다.주로 애절한 내용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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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뜰

열여섯에 시집온 아내의 꿈을
텃밭에 두고
바람 앞에 약속이란 걸 내어주고도
한 칸 살람에
작은 고깃배 한 척으로도 고맙다
만선의 기쁨도, 거센 파도의 공포도
딱, 소주 한 잔 만큼만 가지려 했던
어릴 적 바다를 향한 아버지의
그리움







'익까' 라는 말을 오랫만에 들어본다. 오징어를 일컫는 말이다.



논골담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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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묵호 등대 그 불빛 아래엔-/ 김진자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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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생을 발아래 바다를 두고 살아온 사람들

고샅길 산등성이에 매서운 바람이 들이쳐도

아부지들은 먼 바다로 익까바리 나가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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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떠난 지붕 위엔

밤이면 별꽃들이 저 혼자 피고지고

아침이면 가난이 고드름으로 달려

온 종일 허기는 식구들처럼 붙어 있었다.

칼바람에 온몸을 싸맨 채

익까배를 가르고 명태가 마를 동안

그리움도 외로움도 얼었다 녹았다 설움은 이미 버린지 오래였다.

수없이 오르내리던 비탈길 산등성이엔

닳아버린 고벵이 관절처럼

주인 잃은 대문이 녹슨 채 삐걱거리고

허공에서 딸그락딸그락 명태 부딪치는 소리가 들려올 즈음

한 해 겨울은 그렇게 지나가고 있었다.

겨울이 다 가도록 돌아오지 못한

아부지들을 기다리며

등대는 밤이면 대낮처럼 불을 밝히고

애타게 애타게 손짓을 했지만

먼 바다에서 영영 돌아오지 못하고

아부지들은 세월은 구불구불 논골로 돌고돌아

그 옛날 새 새댁 옥희엄마는 기억도 희미해진 할머니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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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부석처럼 서 있는 묵호등대

그 불빛 아래엔

조갑지만큼이나 숱한 사연이 못다 한 이야기로 담벼락에 피어나고

고봉밥처럼 넉넉하게 정을나누며

바다 바라기를 하는 사람들이

따개비처럼 따닥 붙어서 살고 있다.


*논골: 동해시에 있는 지명

 







최남선의 '해에게서 소년에게'






등대에서 내려다 본 묵호항의  근해. 태양볕이 반사된 겨울바다가 인상적이다.






묵호 등대의 모습이다.














등대 아래 찻집이 있다. 풍경이 아주 뛰어나다.
   여행객들이 차를 마시고 있다.  자연이 생계를 유지케 해주는 그런 모양새.
   국내 곳곳에 자연이 인간에게 주는 혜택들은 많은데 우리들은 그 자연의 혜택을 늘 잊고 산다.






검푸른 겨울바다.















쉼터에 전통문살을 이용한 공간처리가 괜찮다. 편안한 느낌이 든다.








이 호수는 바닷물을 공급받는 호수이다.







거진항








서울대학교 동해해양 연구센터를 지났다. 문은 닫겨져 있고.








돌들이 풍화가 덜 되었는지 검고 뾰족하다.







해양연구소 옆의 '노고암'


읽어보니 노인은 같이 살던 정 때문에  ' 여보 가지말고 같이 삽시다.' 라는 말에 눈이 간다.

그러다 바위가 된 사연!

심심하면 내 마음에 안든다고 헤어짐과 짜증내는 일과 화냄에 익숙한 현세의 남녀관계와 비교되어 눈에 깊에 들어온다. 






노고암









노봉해변의 이정표와  거리가 어쩐지 횅하다.








망상해수욕장의 오토캠핑장이다.







해수욕장의 해변

















 기곡이라는 마을을 지나  약천사(藥泉祠)에 도착했다.
 약천 남구만 선생을 기리는 사당이다. 사당 앞에 서니 눈에 익는 시조 한 수가 적혀있다.




  동창이 밝았느냐, 노고지리 우지진다.

  소치는 아이는 상기 아니 일었느냐

  재너머 사래 긴 밭을 언제 갈려 하나니  







말 못할 사연을 갖고 있는 약천수 우물이다.








삼척김씨 열녀문







요즘 이런 여성이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든다.







 이 구간중에 가장 높은 옷재. 여기서 잠시 휴식을 취한다.






양지 바른 곳에 묘들이 많다.









군데 군데 녹지 않은 눈들이 그대로 있다. 마을 주민들이 걸어간 흔적같다.









 옥계읍으로 들어가는 길목에 내 걸어둔 퉁수.

이 동네는 고양이가 없나 보다.









이 마을을 지나 옥계마을로 접어든다.








좌: 종착점이다.  나와 상관이 없는 종착역의 스템프.

우: 마을 휴게실의 모습









옥계읍에서 본 다음 코스인 해파랑길 35구간 쪽 방향이다.

언제 또 걸어볼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다.









좌: 옥계초등학교

우: 묵호역으로 돌아오는 차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