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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산/울진지역

[북면]올 12월 겨울 첫산행/응봉산(998.5m),2016년 12월11(일)


눈에 익은 모습이다. 메주!
최근에는 볏짚을 구하는 것이 힘이 들어서 인지는 몰라도 양파 주머니 혹은 노끈으로 메주를 다는 가정도 있는데 이건 큰 오산이다.
볏짚으로 메주를 매달면 메주를 발효시키는 바실러스 서브틸리스 균 ( bacillus subtillis)이 볏짚을 좋아해 볏짚에 균이 많이 생기게 된다. 메주에 생긴 이 바실러스 서브틸러스균에 의해 독특한 우리 된장맛이나 향기, 항암물질이 생기는데 이런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도 있다.

또한  장을 담글 때 메주를 잘 씻는 것은 나쁜 곰팡이를 씻어내기 위함이며,  옛날 우리들 어머니들이 간장독 위에 붉은 고추, 숯을 띄우는 것은 숯에 의하여 혹시 메주에 생기는 나쁜 곰팡이의 제거하기 위함이다.
* 촬영지: 덕구온천 진입로의 어느 농가에서 촬영함







산행일시: 2016년 12월 11일(일), 오전 9시~ 널널 산행

산행코스: 울진 응봉산 (주차장- 덕구계곡 입구- 용소폭포- 효자샘-  원탕- 산신각-정상- 모랫제- 초소) /12km

산행자 : 알비노 단독


   2주 연속 산과 멀리있었다.

    토요일에는 전라도 1박 2일 다녀왔다. 울진금강송세계유산등재 관련 선진지 견학( 담양 대나무 숲, 고창 고인돌 지역)을
    다녀 오느랴 피곤해서 토요일에 일찍 눈을 감았다.

   겨울답게 춥게 느껴지는 일요일 새벽.  눈을 뜬후, 이불 밖으로 나오기 싫었다.

   전날 아무리 일찍 일어나려 결심을 해도 한겨울엔 특히 눈을 뜨고 이불을 박차고 나오는 것은 늘 싫다.

   이런 이유 때문일까?  학창시절, 한겨울에도 등교시 새벽같이 일어나 도시락 챙겨주던 작고하신 모친도 일어나기
  싫었을 텐데 내색 한 번 하지않고 매일 그렇게 도시락을 챙겨주시던 모습이 이불 속에  추억되어 앉는다.


   대충 아침을 꾸려먹고 일찍 집을 나섰다.  아침 8시쯤.

  조금 춥게 느껴진다.


  울진의 전형적인 농촌마을인 고성리, 호월리를 지나 정림리를 지나는 동안 차창 밖으로 본 겨울의 들녘은 삭막하다.
  추수도 다 끝나고 들녘엔 사람 그림자 조차 보이지 않는다.

  
  덕구계곡에 들어섰다. 계곡물은 살얼음이 얼었고 사람들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원탕을 지나 지옥의 코스에 들어섰다. 원탕을 조금 지나서 부터 정상까지는 급경사로서 체력소모가 많다.

  싸늘한 겨울바람이 옷깃을 여민다.

  사람의 인기척 조차없다.  혼자서 걷는 길은 내게 어지러운 머릿속을 잘 정리해 준다. 늘 그렇다.
  그런데 오늘은 머릿속 정리가 잘 되지않는다. 너무 많은 생각들이 엉켜있어 그럴까?

   어느새 이마에 땀에 맺혔다. 기분좋은 땀!

   정상에 오르니 능선방면에서 올라온 몇 분의 등산객들을 만난다.  정상에 서니 먼산들의 능선이 말 그대로 풍경화다.

  " 눈 이라도 왔음 좋겠는데............."
   내가 사는 고향 울진에 위치한 응봉산에 수 년 동안  많이도 올랐다. 그렇게 오르면서 많은 추억들도 쌓였고.

   제일 기억에 남는 것은 강원도.경북의 경계인 호산 부근에서 응봉산까지 장거리을 걸었을 때이다.
   등산경력도 많지 않을때, 발까락이 빠질 정도로 걸었다.  이것도 이제는 추억이다. 이젠 그렇게 걷지 않으리라!


   능선으로 내려오면서 지인들 몇 분 만났다. 응봉산악회원들과 또 다른 분.
   몇 마디 나누고 쉬엄쉬엄 원점에 돌아왔다.  이후 덕구온천에 들려 온천물에 몸을 씻었다.
   온천 건물 앞 분식코너의 오뎅 몇 개에 배가 부르다. 더 내려와 응봉산에 올때 마다 들리는 '덕구 묵집'!

   내가 좋아하는 잔치국수 곱배기와 함께 내 하루의 행복을 입안으로 넣었다.




볏짚의 활용도가 옛날과 많이 달라졌다.추수가 끝나면 볏짚을 논에서 그대로 말려 기계로 이렇게 둘둘 만다. 그리고 나서 비닐에 싸서 인공발효 처리해 짐승의 사료로 사용하게 된다. 겨울 새벽의 농촌 모습이 을씨년 스럽다.

냉냉하다고 할까?






하당을 지나 어느 민가에 눈길이 간다. 나무 보일러를 사용하나 보다. 가끔은 타는 나무에서 나오는 연기의 냄새가 구수할 때가 있다. 나는 나무 태울때의 연기 냄새와 봄철 산 속, 나뭇잎들이 섞는 냄새를 좋아한다.

연기가 흘러가는 모습이 참 평화롭다.
내 주변에 일어나는 모든 일과 사람들의 마음, 그리고 내 마음이 저런 모습이었으면 좋겠다.






덕구계곡 초입에 얼음이 얼었다.







용소폭포이다. 주변의 나뭇잎들은 모두 떨어지고. 겨울이 왔다.







산을 다니다보면 용에 관한 전설이 많다. 전설이라고는 하지만 사람들 사이에 오랫동안 구전되어온 이야기에는 무슨 근거가 있을 것 같다. 비록 용은 없지만.






효자샘이다.

이 샘물을 길어다 병약한 부친께 마시게 하니 몸이 나았다는 그 효자샘.

일전에 응봉산에 올때는 1.5L 짜리 패트병에 두 개씩 담아 집에서 새벽으로 한 잔씩 껄껄하게 마셨는데
오늘은 한 병만 길어다 먹기로 한다.

냉장고에 보관했다가 이틑날에 드려다 보니 티끌 하나 없이 물이 맑다.








왜 생명을 다한 잎이 나무가지에 달려 있을까? 떠나 보내기 싫어서 일까? 아니면 이파리가 떠나기 싫어서 일까?







원탕의 모습이다. 조용하다. 봄, 여름, 가을철에는 사람들도 많았었는데....역시 겨울에는 사람들이 움직이기 싫은 모양이다.







족욕탕 바닥이 깨끗하다.







화.월요일에는 청소관계로 물을 받지 않는다.







오늘도 산신령님은 출타중 이시다. 언제 나 좀 봤으면 좋겠는데...이것 저것 자문도 구하고 싶고 내 소원도 들려 주고 싶은데 당췌 얼굴을 보여 주지 않으신다.








매번 그냥 지나치기만 했는데 오늘은 유래를 한 번 읽어본다.






원탕에서 조금 더 가면 위험구간이 나온다. 사진의 왼쪽은 낭떨어지. 문제는 나뭇잎이다.

겨울철 산행시 조심해야 할 부문은 역시 이 낙엽 아래에 얼음이 얼었을 때이다.

산악 전문가들도 가끔은 넘어지고 미끄러지기도 하는 그런 환경이다.

이 구간은 아주 조심해야 한다.








여기서 부터 정상까지 약 3.5km 정도는 급경사이다. 여기서 왼쪽으로는 절대 들어가지 말아야 한다.
등산로가 없으며 한 여름철 우기때는 아주 위험하다. 계곡의 끝점 부근에서 칠반목과 응봉산 정상 중간쯤으로 토끼길이 있는데

등산로로서는 별의미가 없으며 초급경사로 이어져 있다.
절대 가지않기를 권해 드린다. 







급경사를 오르다 소나무 줄기를 본다. 아침 햇살에 빛나는 소나무 특유의 껍질이 아주 건강하다.







영양갱으로 간식하며,,,,,,






겨울철 응봉산 정상은 어쩐지 외롭다는 생각이 든다. 세찬 비바람과 눈보라를 맞으며 그렇게 서 있겠지.







정상에서 남쪽으로 본다. 구비구비 산능선으로 이어져 있다.







능선쪽 하산길에 북쪽에 위치하고 있는 장재산을 본다. 재물이 많이 붙혀 있다는 전설을 간직한 산.







덕구호텔의 전경을 본다. 자리를 잘 잡은 것 같다.







주차장에 있는 청소에어기.

왜 한국사람들은 공용으로 사용되는 물건들을 이렇게 소홀히 다루는지 모르겠다. 세 개 중에 두 개가 고장이다.






덕구온천 앞의 분식코너에서 오뎅을 몇 개 집어 먹었다.








난 역시 1회용 커피가 좋은데...........낮선 커피만 이렇게 메뉴판에 그려져 있다.








3개 2,000원. 오뎅값도 많이 올랐네?







오늘도 역시 곱배기. 나는 왜 이렇게 많이 먹을까?   어느 지인이 제발 많이 먹지 말라고 한다.
난  많이 먹어도 소화를 잘 시키는데 그렇다.

잔치국수에 열무김치. 궁합이 잘 맞는 음식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