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간: 2022년 11월 13일(일)/ 총 기간 2022년 11월 10일(목)~ 11월 26일(토)
■ 2일 차 구간: Ulleri(울레리)- Ghorepani(고레파니)
■ 전체구간: 네팔 포카라 / Tikhedhungga(팅게둥가)- Ulleri(울레리)- Ghorepani(고레파니)- Poon Hill(푼힐 전망대)- Deurali(데우라리)- Chuilo(추이로)- Chhomrong(촘롱)- Sinuwa(시누와)- Bamboo(밤부)- Dobhan(도반)- Himalaya(히말라야 롯지)- Deurali(데우랄리)- Machhapuchhre Base Camp(마차푸차레 베이스캠프)- Annapurna Base Camp(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 여행자: 알비노, Sabin(네팔인/가이드 겸 포터)
■ 여행기
국내 등산로 중에 돌계단이 많은 구간이 몇 있다. 대표적인 돌계단은 설악산 화엄사에서 노고단 구간.
산행 중의 피로도는 발바닥에서부터 온다. 지면이 부드러우면 그만큼 피로도가 줄어든다.
내가 겪은 가장 편한 산길은 지면에 소복이 쌓인 솔잎 낙엽이 많은 길이다.
내가 어렸을 때 솔잎 낙엽을 '깔비'라 했다. 경제가 어려운 가정에서는 소나무 밑에 떨어진 이 깔비를 끌어다 불쏘시개로 사용했다. 나에게도 경제적으로 어려웠던 유년시절이 있다. 어머님과 같이 리어카를 끌고 산속에 들어가 깔비를 끌어다 아궁이에 불을 때던 그 시절, '깔비'는 집안 경제의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국내 경제력이 많이 나아져서 그런지 요즘은 '깔비'를 끌어다 아궁이의 불쏘시개로 사용하는 가구는 거의 찾아볼 수 없다. 그런 이유인지는 몰라도 등산을 하다 가끔은 등산로에 수북히 쌓인 '깔비'위를 걸을 때가 있다. 두께가 제법 되는 '깔비' 위를 걷노라면 발밑에서 전해오는 행복감은 더해진다.
ABC로 가는 길의 대부분은 돌계단이다. 발 밑이 돌이니 그만큼 걷는 피로도는 배가 된다.
'울레리'로 가는 길은 산길과 돌계단의 연속이다. 지겨운 돌계산이다.
단단하게 돌로 겹겹이 쌓아 엮은 돌계단. 걸으면서 현지인들은 어떻게 이 어려운 일을 해냈을까? 하는 생각이 문뜩 든다. 나중에 가이드 Sabin에게 물어보니 현지인들이 만들었다고 한다. 국가에서 사업비를 지원해 주는 모양이다.
'울레리' 롯지의 새벽은 추웠다.
낮으로는 반바지 차림으로 행군을 할 수 있는 날씨지만 밤과 새벽은 겨울날씨다.
어젯밤 롯지에서 아랫마을을 보는 조용한 풍경은 잊을 수 없다. 밤하늘의 별과 멀리서 반짝이는 고산지대에 사는 네팔인들의 가정집에서 비치는 불빛. 보는 것 만으로 하루의 피로에 대한 위로가 된다.
트레킹 도중에 내내 마음에 걸리는 것은 가이드와 포터에 대한 동정심이다. 그들도 사람인데 돈으로 내 짐을 맡기는 것이 양심에 부담이 되었다. 난 포터 대신에 가이드와 포터 둘 다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전문 가이드를 고용했는데 나와 가이드의 짐의 분배를 거의 비슷하게 하려고 했지만 그는 내가 힘들어할까 봐 내 짐을 더 많이 챙겨갔다. 길을 걷으며 보니 어떤 포터는 한국인으로서는 도저히 엄두를 못 낼 정도의 짐을 지고 나른다.
고산지대의 운송수단은 인력과 말과 당나귀다. 현지인들의 짐 운반 능력은 과히 천부적이다.
그렇게 걸어올라서 '푼힐 전망대' 아래 '고레파니'까지 이동을 했다. '고레파니'에서 하룻밤을 묵고 내일 새벽에 '푼힐 전망대'로 향한다.
▲ 울레리 고도가 1,960m, 고레파니 고도가 2,874m, 푼힐 전망대 3,210m
출발 전 구간별 걸리는 시간을 참고 자료를 갖고 갔었는데 고도에 따라 고산병과 컨디션이 수시로 변하는 까닭에 현지에서는 별의미가 없었다. 나와 같이 출발한 한국에서 온 젊은 친구는 고레파니에서 고산병이 와서 반나절을 롯지에서 쉬었다 나중에 출발했다고 했다. 울레리에서 나와 같이 출발했는데 엄청 빨리 올라갔는데 결국 그렇다.
다행히 난 푼힐 전망대까지는 별 이상 없었다.
▲좌) 울레리 롯지에서의 새벽 우)롯지의 실내 모습
ABC로 가는 도중의 모든 롯지에서의 숙박은 열악하다. 품격 여행을 원하는 여행객은 ABC에 갈 수 없다.
울레리의 밤과 새벽은 추웠다. 문 사이로 겨울바람이 슝슝 들어오는 그런 방이며 이불을 뒤집어쓰고 잠을 청해야 한다.
▲여명이 밝아 온다.
▲롯지에서 먼 듯 가까운 듯 고봉이 눈에 들어온다.
▲새벽에도 롯지의 주인들은 바쁘다. 짐을 운반하는 당나귀의 밥을 줘야하고 롯지의 군데군데를 살펴야 한다.
▲내가 묵은 롯지의 이름은 울레리의 'Peaceful Guest House'.
▲롯지의 실내 모습
▲화장실의 내부인데 마을과 가까워서 그런지 몰라도 수세식 화장실은 여기가 끝이다. 고산으로 올라갈 수록 롯지의 사정은 열악하다. 화장실은 재래식 화장실 형태의 반수세식(물을 퍼다 따루는 형태)이다. 온수도 기대하지 않는게 좋다.( 11월 기준)
▲롯지의 주방을 슬쩍 보았다.
▲밤으로 난로 주변에 빨래를 걸어둔다. 아이들의 옷이 눈에 띈다. 롯지에서의 난로도 ' 울레리와 '울레리'는 지나
'고레파니'에서 마지막이다.
그 위로 올라가면 롯지에서의 난로는 없다. (자연보호 때문인듯)
▲네팔에서 차는 유명하다.
내 입에 맞는 차는 Milk tea 였다.
네팔의 화폐단위는 '루피'이다. 환율은 네팔 화폐에 x 10배를 하면 한국돈의 환율이 된다.
예를들어 10루피=100원, 밀크티 80루피=800원 정도
*참고: ABC 로 가는 모든 롯지에서의 음식과 차의 메뉴는 거의 동일하다. 네팔 고산지대의 음식을 골고루 맛보는 것도 괜찮지만 문제는 내 입에 맞는 음식이 있나 하는 문제다. 내 입에 맞는 음식은 별로 없었다.
한국 라면도 파는 곳이 있고 팔지 않는 곳도 있다.
▲음식값을 한국돈으로 환산해 보면 그렇게 싼 가격은 아니다.
▲롯지에서 현지인들의 식사 장면을 봤다. 신기해서 한참을 쳐다봤는데 그들의 손으로 음식 먹는 모습은 우리가 숫가락, 젓가락으로 음식을 먹는듯 했다. 가이드에게 손으로 먹으면 위생에 문제가 있지 않느냐고 했더니 손을 깨끗히 씻고 음식을 먹는다고 한다.
왠지 손으로 음식을 먹는 모습을 오래 보기는 싫었다.
▲네팔 현지의 쌀은 윤기가 없고 말 그대로 푸석푸석해 입 안에서는 수수캉 씹는 느낌이었다.
현지 음식이 입맛에 맞지 않아 쌀이 들어간 음식을 주문해 먹기도 했지만 내 입에는 영 아니었다.
▲롯지에서의 하루밤. 바닥은 나뭇바닥이다. 보온재가 전혀 들어가 있지 않다.
▲롯지 한 구석 보니 위성 안테나가 있는데 제대로 수신이 되는지는 확인을 못했다.
▲네팔 고산지대의 전형적인 다락논. 다락논의 특징은 물이다. 옛날에도 그렇지만 지금도 국내에서의 다락논은 논물 때문에 주민들의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포터들의 짐 운반 모습.
박스에 한국 여행사 ' 혜초 여행사'의 글자가 보인다. 한국에서 여행사를 통해 ABC로 오는 단체 등산객들은 먹거리를 전부 포터들을 이용해 이동한다. 단체 등산을 하게 되면 산행중 그나마 영양가 있는 한국 음식을 맛보며 등산을 할 수 있는 장점은 있지만 문제는 가격이 비싸다.
▲신기하다. 어떤 포터들은 슬리퍼를 신고 저렇게 무거운 짐을 짊어진다.
▲'울레리' 롯지를 떠나기 전
▲좌) 네팔의 주식은 달밧(Dal Bhat)이다. 달밧의 '달'은 콩을 뜻하고 '밧'은 밥을 뜻한다.
체력 소모를 위해 내 입맛과는 거리가 먼듯하다.
우) 포터들
▲'울레리'에서 '고레파니'로 가는 길/ 가끔은 평지로 걷기도 한다.
▲ 이렇게 평길도 있다. 호흡 조절을 하며 걸어본다.
▲젊은 친구들인데 나의 20대가 생각났다.
▲포터들의 짐 운반 방법이 특이하다. 국내와 같이 지게나 배낭 같은 보조 운반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머리에 끈을 두른다. 짐의 하중이 머리에 집중될 것 같다.
▲한 사람이 지고 가는 짐의 무게가 과연 몇 Kg 이나 될까?
포카라에서 가이드 계약을 할 때 하루에 20,000원(무게 13Kg)으로 계약했었다. 아마 이 정도의 무게 같으면 더 많은 비용을 지불했을 것 같다. 현지의 가이드와 포터가 하는 일은 한국에서의 가이드 개념이 아닌 그들의 직업이다.
포터들은 짐의 무게에 비례해 비용을 받는다.
▲'푼힐' 환영문인듯.
▲ '고레파니'로 올라가던 중 입산 신고를 해야한다. 퍼미션은 게스트하우스 주인께서 미리 준비를 해두었다.
▲ABC로 가던 중에 현지인들이 닭을 많이 키운다. 먹거리가 귀해 달걀도 얻고 고기도 얻고.
닭의 생육상태가 아주 우수한 것 같다. 닭의 생김새는 한국과 다를바가 없다.
▲'고레파니'의 마을 전경. 거의 다 롯지의 수입으로 살아가는듯 하다.
올라오는 돌계단이 너무 힘들어 가이드에게 여기까지 오는 다른 길이 있냐고 물어봤더니 없다고 한다.
오직 One way~!
▲저녁 식사 전후에 숙박하는 많이 사람들이 난로가에 앉아 있다. 실외에 나가보니 제법 날씨가 춥다.
▲롯지에서의 난로는 여기 롯지가 끝이다. 더 올라가서 난 큰 보온통에 뜨거운 물을 사서 사타구니에 끼고 잠을 잤는데
그래도 추웠다. 큰 보온통은 포카라 게스트 하우스 주인이 챙겨주었는데 유용하게 사용했다.
온수는 롯지에서 현금으로 구입했다. 롯지마다 느낀 것은 모든 물건에 공짜는 없는듯 했다.
물과 전기, 식사 등 모든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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