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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읍]공세항,현내항의 겨울

# 울진읍 공세항,현내항의 겨울

 

며칠동안 업무에 무리를 했더니 머리가 아프다.

전 번주에 산에 가지도 못하고 마음 또한 무겁기도 하고 오늘은 무조건 배낭을 챙겨 나설려고 아침에 일어날때 결심을 했는데 사무실 일은 밀리고 해서 그러지 못했다.

 

대신 내 어릴적 추억이 담긴 울진읍의 어촌마을을 걸어보기로 했다. 지척의 거리에 있으면서 수 십년전의 추억을 간직하고 있지만 그리 자주 찾지 못한 그런 곳!  울진의 공석과 현내이다.
공석의 공식명칭은 공세항으로 불리어지지만 어릴적 부터 우리는 공석으로 불러왔다.

 

운동화를 갈아신고, 카메라를 챙겼다.

며칠동안 울진에 폭설이 왔고 대부문은 봄기운에 녹았지만 그래도 바람은 아직 겨울바람이다.

공석에는 내 친구들이 많이 살았다. 지금은 모두 객지로 떠나고 한 명의 친구가 어촌계장으로 일 하고 있는데 집에는 없고 어디 출타중인 모양이다. 현내항에도 친구들이 많았지만 그들도 객지에서 생활을 하고 한 둘 정도만 고향을 지키고 있다.

 

두 동네 모두 나의 중,고등학교 시절 많은 추억을 간직한 동네이며 한 여름철에는 친구들과 낚시도 하고 물장구를 치던 그런
추억 어린 동네이다.

걷는 도중 나의 아름다웠던 어린 시절을 추억을 되새김질하며 사무실에서의 스트레스를 바다에 뭍고 사무실로 들어왔다. 


 

울진시장 뒷골목을 걸어가며 한복집이 눈에 띈다. 일반 가정집인데 주인의 세밀한 손솜씨가 엿보인다.

 

시내에서 연탄을 때는 집에서는 연탄재 처리가 정말 곤란하다. 이렇게 내놓으면 쓰레기 수거차가 거두어간다.

서민들의 생활에서 겨울철 연료비가 큰 걱정이다. 돈 들이지 않고 겨울을 따뜻하게 지내는 좋은 방법이 있으면 좋겠는데...

 

오랫동안 짐의 운송을 위해 일하고 은퇴한 리야카.
리야카를 끌어본지도 꽤나 오래된 것 같다. 한 십년전엔 경운기로 농사도 지어보고 했었는데  아직까지 경운기 운전은 자신이 있다.

 

공세항으로 가는 길이다. 조금만 가면 급경사가 나오며 고개를 넘으면 바로 바다이다.

 

공세항으로 가는 길에 도로미러.
반대편에서 오는 차들의 상황을 알 수 있다. 세상을 살면서 상대방의 동태를 알면 대처가 쉬운데 일상사 늘 공격해 오는 것은 예고가 없다는 것이 탈이다.

 

마늘이다. 겨울을 잘 나고 있는 것 같다. 이 겨울에도 초록색을 띠며 곧 올 봄을 준비하고 있다.

이렇게 눈 밭에 겨울의 추위를 이겨내고 자라서 토종마늘이 좋은 모양이다.

 

공세항의 시원한 바다가 눈에 들어온다.

 

공세항의 성황당이다. 어쩐지 집의 모습은 좀 현대식 같으다. 세월이 오래되어 기와로 된 성황당이 훼손되어 재보수를 했는 것 같고 마당에 황토흙이 있는 것을 보니 최근에 풍어제 같은 마을제사가 있었는 것 같다.

 

공세항의 모습/ 앞의 틔인 공간으로 배가 나가고 들어오고 하는데  작은 항구이다.

 

왼쪽으로는 공세항에서 현내항까지 짧은 해안도로로 만들어져 있다. 걸어서 저기 앞에 있는 현내항까지 걸어가본다.

동해안의 물은 보는 것과 같이 멍든 것 처럼 파랗다. 내 영혼 또한 맑아진다.

 

현내항으로 걷다 남쪽으로 본다. 왼쪽으로는 망양정 해수욕장이고 왕피천 하구가 보인다. 늘 풍경은 바라보는 것 만으로도

즐겁다.

 

방파제에 부딪혀 부서지는 파도.

 

잠시 바다에 가까이 간다. 바다 특유의 냄새가 코 안을 자극하며 기분을 좋게 만든다.
수 년간 아니 수 십년 바다밑에서 파도에 깎인 돌들이 해변가에 가지런히 자리해 있다.

 

마을이장님이 아침으로 동네주민께 공지사항을 알리는 마이크.
평화스런 마을 분위기와 금방이라도 이장님이 동네 경조사를 알리는 목소리가 나올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공세항과 현내항 사이의 일출사.
수 십년전에는 그냥 바위위에 부처님상 하나만 있었는 것으로 기억이 되는데  앞에 보이는 도로가 전부 바다였었다.
해안도로가 나며 바다가 도로로 바뀌며 일출사는 조금 자리를 잡기 시작을 했고 매년 불자들이 여럿이 찾는 절이다.

 

부처님이 바라보는 시선은 바다이다. 더 넓은 바다를 보면서 중생을 위해 많은 보살핌 주셨음 좋겠다.

 

일출사 앞에 놓여있는 문구를 잠시 읽어본다.
쉬운 이야기지만 행하기에 힘든 문구들이다. "병을 고칠려거든 마음을 안정하라" 라는 말을 마음에 담는다.
근데  병을 고칠려면 병원에 가야하는데 부처님은 마음의 안정을 하라고 일러준다. 왜 일까?
한참을 생각에 젖어본다.

 

저기 문을 통과하면 소원이 성취될까?  모든게 마음먹기 달린게 아닌가 싶다.

 

가다보니 주인을 찾는 묘지가 나온다. 무연분묘 같기도 하고 유연분묘 같기도 하고 그렇다.
일정한 기간동안 묘지 주인이 나오지 않으면 화장을 해서 납골당에 보관을 하지 않을까 싶다.
나도 나중에 저렇게 되겠지? 아니 요즘은 장례문화가 많이 바뀌었다고 하니 나의 사후는 어떻게 될까 하는 생각도 든다.
'장기기증'으로 가야되지 않을까도 싶은데 아직은 기증의사를 결정하지 못했다.

 

현내항으로 걸아가며서 바다에 더 가까이 가본다.

 

참 허술한 집이다. 소박하게 사는 주인의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 생활이 그렇게 복잡하지 않고 단순한 삶을 사시는 분 처럼 느껴지는데 역시 행복은 단순한 일상에서 부터 시작되는 것 같다.

꿈도 작고 하루 생활도 단순하면 욕심이 줄어들고 어깨에 걸린 짐도 가볍고...
좌우지간 하루 일과를 단순화 시키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 같다는 생각이 늘 든다.

 

현내항에는 몇 개의 회집이 있는데 모두가 회 맛은 괜찮다. 4개 정도의 횟집이 운영되고 있다.
횟값은 일반횟집 기준으로 하면 되고요. 서민들에게는 조금 비싼 느낌이 들지도 모르겠습니다.

 

고양이 한 마리가 생선을 입에 물었다. 다른 한 마리가 접근해서 같이 먹자고 하는 모양같다.
동물은 거의 모두가 자기의 몫을 나누어 주는데 상당히 인색하다. 그것이 인간과 또 다르다.

 

현내항에서 본 망양정 부근

 

바다에서의 영역표시기 이다. 붉은 색과 검정색이 바다에서는 잘 보이는 모양이다.

 

이거는 문어는 잡는 통발같다. 가운데 구멍으로 문어가 들어가면 그것으로 끝이다.

나오지 못하는 그물. 생각없이 행하면 나올 구멍이 있어도 잘 나오지 못하는 그물을 보며 인간의 삶의 행태 중에도 그와 비슷한 것은 뭐가 있는지 한 번 생각해본다. 또한 그렇게 사는 인간들이 많다. 별 지혜롭지 않는 인간들.
나도 가끔은 그런 인생을 산다.

 

현내항이다. 옛날에는 방파제가 없고 바위가 많았었다. 이곳에 노를 젓는 배를 타고 바다낚시를 했던 추억들이 머리 속으로 스쳐
지나간다.

 

현내항의 모습

 

저렇게 작은 공간에서 배를 조종한다. 원해가 아니고 근해에서 조업을 하는 배이다.

 

아무도 없는 방파제에 나가본다.
바다 바람을 맞으며 방파제를 걸으며 내 사고의 자유를 꿈꿔본다.

 

멀리 왕피천 하구를 바라본다. 눈 덮힌 산들이 보이고 풍경은 역시 아름답다.

 

넘실대며 달려오는 파도.
어디서 부터 왔다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파도. 바람에 일렁이며 육지 방향으로 달려온다.

 

방파제와 바다

 

방파제에서 본 현내항/ 앞에 보이는 '해인' 이라는 건물은 궁중요리와 전통찻집인데 조용하게 모임을 하시는 분들과 연인들이 많이 찾는 곳이고 오랫동안 운영된 곳이기도 하다.
귀중한 만남과 모임과 대화를 원하시는 분들에게 추천하고 싶다.
주인은 지역화가로 활동하며 가끔 중앙 무대에도 가끔 얼굴을 내미시는 향토화가 [김태봉]씨가 운영을 한다.
나의 고교 1년 선배되시기도 하다.

 

[ 해인] 앞에서 잠시 서 본다.

 

방파제에서 현내항을 본다.
중학생 시절 토요일에 나는 이곳을 많이 찾았다. 현내에는 어릴적 친구들이 참으로 많은데 대부분 지금도 자주 연락하고 지낸다.

 

 

현내항이며 오른쪽 하얀색 건물 2층이 향토화가 [김태봉]씨의 집이다.
바다가에 화실을 가지고 있으며 왕성한 작품활동을 하고 있다.

 

[김태봉]화가의 화실에 잠시 들려 커피 한 잔 얻어먹는다.
입선도 여러번 하고...나의 고교 1년 선배이시다.
사진촬영을 극구 사양한다. 그래도 제가 친한 후배라서 양해를 구하고 스냅사진 몇 컷 담아본다.
물감을 이렇게 사진으로 옮기니 색채가 화려하고 분명하다.

 

[김태봉]화가의 화실

 

난 그림에 대해서는 거의 무지하다. 물감을 보니 꽤나 가격이 나가는 것 같다.
이리저리 정돈 되지않은 물감에서도 예술의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장미 그림이 이 겨울철에 너무 화사하게 눈에 들어온다.

 

사람이 아니라 조각물이네요. 나체로 서 있는데...........뭔가 작가가 작품을 통해 나타내고자 하는 의도를 한 번 읽어봅니다.
 

[ 김태봉 화가]의 화실내부

 

아이들이 모여 뭔가 놀이를 하는 모양이다. 나도 저런 세월이 있었는데 정말 눈 깜짝할 새 그렇게 많은 세월이 흘렀네요.

 

 

배에 묶인 줄을 바라보며 내 발목을 잡고 있는 많은 것들을 생각해 본다.
먹고 살기위해 일을 해야하는 것들. 지금도 그것들 모두 내 발목에서 풀어버리고 저 먼 바다로 나가고 싶다.
그것도 아주 멀리.

 

관광객 두 분이 여행을 오신 모양이다.
나중에 제가 사진 찍어드리고 저녁을 얻어 먹었다. 상당히 친절하신 부부이고
서울에서 오셨다고 하는데 울진의 오지관광을 위해 이곳을 찾으셨다고 한다. 암튼 건강하시고 늘 평안하시기를 빕니다.
퍽 건강한 사고를 가지신 분으로 기억되고 언제 또 만날 것 같은 예감이 든다.

 

현내항을 벗어나며/ 앞으로 진행하면 현내항으로 가는 길 입니다.

 

공세항과 현내항으로 가는 길은 아무쪽으로 향해도 된다.
산책거리로서는 최적의 길이며 총 거리는 약 3km 이며 울진읍에 여장을 푸시는 분들은 이 길을 한 번 걸어보시면 전형적인

울진읍 소재의 어촌마을의 풍경과 생활상을 접할 수 있다.